| 원문작성 : 박정민 출처 : 오마이뉴스 |
드디어 돈화문이 활짝 열렸다. 1976년 이래 가이드 인솔에 의한 관람만이 허용되던 창덕궁이 지난 15일부터 매주 목요일에 한해 자유 관람을 허용한 것이다. 대상 지역은 낙선재를 제외한 궁궐 일대와 후원의 거의 모든 구역으로, 이제는 창덕궁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온종일 만끽하며 사진이나 화폭에 담을 수 있게 됐다. 창덕궁이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자유 관람 되던 15일, 창덕궁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후원(한때 '비원'으로 불렸던)의 의미는 생태적 시각으로 볼 때 더욱 각별하다. 9만 평에 이르는 드넓은 궁중 정원인 창덕궁 후원은 홍릉 수목원과 더불어 강북에서 가장 소중한 숲이자 한국적 조경미학의 대명사와 같은 존재로, 사람과 동식물 모두에게 중대한 가치를 갖는다.
예컨대 중국식 건물 배치는 폐쇄적인 형태의 긴 직사각형이다. 자금성을 가도 공묘나 소림사를 가도, 심지어 주장 고거촌의 대감댁을 들어가 봐도 똑같다. 그러나 산이 많은 우리나라는 울퉁불퉁한 지형 지세를 거스르지 않고 반듯한 직사각형으로부터 한참 벗어나는 파격적 건물 배치를 종종 구사해 왔다. 전통 사찰에서는 흔한 모습이거니와 애초부터 왕의 기거와 집무를 위해 지었던 창덕궁에도 이런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선조가 얼마나 친자연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었는지에 대한 방증이다. 오늘날 한적한 시골 읍내에까지 고층 아파트가 들어차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과연 누구의 자식인지' 의아해지는 것은 기자뿐일까. 생태건축, 친환경조경이 하나의 산업분야로 성장해가고 있는 요즘, 활짝 열린 창덕궁을 거니는 맛은 더욱 각별하다.
그렇다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간단하다. 다른 날 오면 된다. 비싼 자유 관람은 목요일에만 실시하는 것이며, 이것은 사실 '마니아'와 '업자'들을 위한 배려라고 봐야 옳다. 다른 날은 예전과 동일한 방식, 동일한 가격이다. 김밥도 마음대로 못 먹게 하는 궁궐에서 평일날 온종일 있을 각오일진대 1만5천 원이라는 액수가 과연 장애물이 될까. 창덕궁의 가치는 커피 3잔의 적어도 10배는 된다고 기자는 믿는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곳을 멋대로 개조하고 외국 사람들 파티를 차려준 일은 백 번 잘못됐다. 책임 있는 조치가 뒤따르리라 믿는다. 이 모든 논란도 창덕궁을 지켜보는 애정어린 눈길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 아닐까. 나는 벌써 백련으로 가득한 한여름의 부용지와 온갖 단풍으로 꿈같이 치장한 가을의 애련정이 몹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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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마리의 회전목마